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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치킨집 갑질 공무원 논란에 '기름' 끼얹은 구청장..."사장님이 아직 어려서 그래"

  • 입력 2024.07.01 16:34
  • 수정 2024.07.01 16:39
  • 댓글 1
(아프니까 사장이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내외일보] 이철완 기자 = 치킨집에 갑질한 대구 중구청 공무원들이 고발당한 가운데 류규하 중구청장이 "남자들은 술 마시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바닥에 술을 버릴 수 있다"며 직원들을 두둔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30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치킨집 구청 직원 갑질 그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 업주 A 씨는 "사건이 공론화돼 갑질 공무원들에게 사과도 받았지만 너무 엎드려 절받기식이었다"며 "다시 장사해 보려고 가게를 오픈했으나 여기저기서 전화도 많이 오고 주변 상인이 저 때문에 장사 피해 본다고 수근대 제가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구청 홈페이지에 사과문이 올라와 공무원들도 잘못한 일에 있어서 응당 대가를 치를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구청 직원들이 버젓이 일하고 있다고 해서 구청장님과 면담을 신청했다"며 구청장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 공유했다.

A 씨가 "징계가 왜 이렇게 늦냐"고 질문하자, 류 구청장은 "전 술을 마시는 입장으로 바닥에 맥주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술 마시기 버거워 바닥에 버렸다. 남자들은 술을 마시다 보면 자존심 때문에 버티다가 바닥에 술을 버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A 씨가 "그게 요점이 아니다. 술을 바닥에 버리고 난 뒤 행동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바닥에 술을 버린 행동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중구청 직원들이 사과하는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문제의 중구청 직원들이 사과하는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하지만 류 구청장은 돌연 "가게를 운영한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다. 가게에 1000원짜리 휴지통만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A 씨를 탓하면서 "결혼한 지 얼마나 됐냐"고 물었다.

지난해 11월에 결혼했다는 A 씨의 대답에 류 구청장은 "아직 사장님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 연세 드신 분이 하는 가게는 '술을 못 마셔서 버리는구나' 하면서 넘어갈 거다. 우리 직원들 말도 일리가 있다"고 재차 직원들을 감쌌다.

또 류 구청장은 "징계 순서가 있다. 형사 고발했기 때문에 그 뒤에 징계를 내릴 것"이라며 "장사하다 보면 이보다 더 한 손님도 있을 텐데 왜 장사를 그만두려고 하냐? 별것도 아닌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면서 "아무 일 아닌데 계속 장사해라. 우리 직원들이 치킨 맛있다고 하는데 나도 가서 팔아줄 테니까 계속 장사해라. '팔아준다'는 말은 너무한가?"라며 웃었다.

A 씨는 "계속 바닥에 술 버린 것만 얘기하더라. 시민들이 어떻게 이런 분한테 투표했을까 싶다. 이럴 거면 사과문은 왜 올렸냐?"며 "구청장은 다를 줄 알았다. 역시 가재는 게 편인가. 공무원들 무섭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씁쓸해했다.

누리꾼들은 "그 동네는 답이 없다", "모르고 윗사람에게 실수했다면 구청장도 싹싹 빌었겠지만 자영업자라 아랫사람 대하듯 한다", "역시 그 나물에 그 밥. 반성은 무슨 철밥통 하나 차고 으스대고 있다", "제 식구 감싸기 소름 돋는다" 등 공분했다.

한편 류 구청장은 논란이 일자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고 그걸 전한 것"이라며 "두둔한 적은 없다. 두둔할 생각이 있었으면 직원들을 고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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