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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율곡·한석봉과 풍패지향 전주!

  • 입력 2024.06.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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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삼천지교’는 맹자 어머니가 ‘교육환경을 위해 세 번 이사한 것’이다. 처음 묘지 근처에 살았다. 맹자는 상여나 매장 등 장사 놀이로 허송했다. 시장 근처로 이사했다. 이제 물건 파는 흉내를 내며 놀았다. 공자 등 명현 위패를 모신 문묘와 서당 부근에 이사하자 맹자는 관원 예절을 따라하거나 공부를 시작했다. 위대한 정치사상가 맹자 탄생에는 그의 어머니가 있다.

신사임당도 남편 이원수와 5남 3녀를 두었다. 셋째 아들이 율곡 이이다. 넷째 아들은 화가 이우이며, 장녀가 충청관찰사 부인으로 화가 이매창이다. 부안 여류시인 이매창과 한문도 같다.

강릉 오죽헌은 신사임당 친정으로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났다. 율곡은 9번 장원을 한 ‘구도장원공’이다. 신사임당 교육과 가풍 때문이다. 신사임당은 오만 원, 율곡은 오천 원 지폐에 활용됐다. 세계 최초 모자 지폐 인물 탄생지 조형물이 오죽헌에 세워졌다.

조선 대표 서예가인 석봉 한호도 떡을 팔아 그를 가르쳤던 모친 백인당이 있다. 편모슬하 한석봉은 서예를 배우라는 모친 권유로 글쓰기에 능했던 스님이 많던 절간으로 들어간다. “공부를 마칠 때까지 돌아오지 말라.”는 어머니 당부에 서예에 전념했다.

공부했다는 자만심과 모친을 뵈러 집에 왔다. 불을 끄고 ‘모친 떡 썰기와 석봉 글쓰기’ 시합이 벌어졌다. 자식 교육 일념 모친 떡은 자로 잰 듯 정확했으나 석봉 글은 서툴렀다. 모친 질책에 절간으로 돌아가 서예 공부에 몰입한다. 명필 한석봉 탄생 배경이다.

황제나 임금이 태어난 곳이 풍패지향風沛之鄕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이 태어났던 강소성 풍현·패읍이다. 유방은 백수건달에서 새로운 통일국가 한나라 창업주가 됐다. 전주도 풍패지향으로 일컬었다. 조선 창업 태조 이성계 본향이다. 전주 객사 객관을 ‘풍패지관’이라 한 이유다.

전주 객사 초서체 현판 ‘風沛之館‘에는 조선 스승과 명나라 제자에 얽힌 일화가 있다. 진천 송씨 표옹 송영구는 현재 익산 왕궁 망모당에 살았다. 1593년 표옹은 사은사인 송강 정철 서장관으로 명나라 수도 북경에 갔다.

그 때 숙소 불을 때던 청년 주지번이 장자가 지은 남화경을 암송했다. 어려운 남화경을 암송하던 청년에 표옹이 사연을 물었다. 그는 과거를 보러 수년 전 북경에 왔다가 누차 낙방하고 노잣돈도 떨어져 숙소 불을 때게 됐다. 표옹은 과거 답안지 작성요령을 알려주고, 서적을 필사해 줬을 뿐 아니라 돈까지 쥐어줬다. 청년이 1595년 과거에 장원 급제한 주지번이다. 명나라 대학자이자, 문장가다.

주지번은 조선 스승 표옹을 잊을 수 없었다. 1606년 명나라 만력제 신종 황태손 탄생을 알리기 위한 사절단으로 조선에 왔다. 주지번은 스승을 만나기 위해 한양에서 전주까지 내려온다.

전주에서 풍패지관 현판을 써주고, 표옹과 재회해 많은 서적 등을 증정했다. 익산 왕궁 ‘망모당‘이나 경포대 ‘제일강산’ 현판 등도 써 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명나라에서 한양을 거쳐 전주와 익산 왕궁까지 스승을 찾았던 존경과 사랑이 담긴 눈물겨운 일화다

그런 전주 초등 3학년생이 최근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 뺨을 때리는 사건이 불거졌다. “스승 그림자도 밟지 말라.”고 배워온 필자는 충격이다. 어깨 보다 적은 초등생이 교감 뺨에 손이 올라가고, 교감은 뒷짐을 지은 사진에 놀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칫 말리다 학생을 폭행했다는 누명을 쓸지도 모르기 때문으로 추측됐다.

학생 인권만을 강조한 것이 ‘교권 추락’ 원인이다. 일부 정치권 표만 의식한 듯한 행태가 원인인 ‘강성 노조’ 해악도 적지 않다. 강한 군대를 양성할 훈련으로 일부 군인이 사망해도 군 인권만을 강조하니 어느 지휘관이 무리하게 훈련을 시키려고 할 것인가?

초등생 교감 폭행 및 욕설 논란은 일파만파다. 학생은 폭력 성향으로 누차 전학 조치됐다. ‘폭탄 돌리기’다. 같은 반 학생은 얼마나 공포이겠는가? 다른 학부모가 나설지도 모른다.

서거석 교육감은 최근 교권침해 학교를 찾아 교원을 위로했다. 보도자료 첨부 사진은 교원 상당수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모자이크 처리됐다. 뺨을 맞으면서 뒷짐을 질 수밖에 없던 것처럼, 추락한 교권이 연상된다.

학부모가 책임을 교사에 돌리면 해결은 난망하다. 교육당국도 전학이라는 ‘폭탄 돌리기’로는 학생 교화는 암담하다. 학부모는 스승에 극진한 자세로 전환하고, 교육당국도 근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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