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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김추인의 ‘장미원의 퍼포먼스’ 해설

  • 입력 2024.05.02 17:15
  • 댓글 0

장미원의 퍼포먼스 / 김추인

- homo aestheticus

 

  빗소리 고와서 바람이 오고
  생 초록의 꽃집 한 채, 우듬지 흔드는 빗소리에 작은 발목들, 수차(水車)를 돌리기 바쁘겠네 꽃 한 송이 피울 연금술에 골몰하고 있겠네
 

  덩굴마다 꽃이 오시는지
  스미는 장미향에 공기 알갱이들
  흡
  가시 찔리며 팡팡 터지며 도도한 족속들의 마을을 배회하는 동안 손 타겠구나 긴장한 꽃가지들, 가시 탱탱 불리네


  ‘모을 수 있을 때 장미봉오리를 모아라’*


  저들도 아는 모양이네
  노란 꽃가루 경단을 싸들고 온 꿀벌이라든가 청띠나방, 호랑나비까지 장미원의 오월은 시방세계가 시끌시끌하네


  꽃을 탐하다 피를 본 내 엄지와 검지 욱신거리는 계절에

 

*영국, 로버트 헤릭의 말

 

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사월이 신록의 계절이라면 오월은 장미의 계절입니다. 꽃들의 여왕, 장미가 사방에 피어나면 노란 꽃가루 경단을 싸들고” “꿀벌이며 청띠나방이며 호랑나비같은 곤충들이 대관식에 모여듭니다. 빗발의 작은 발목들도 덩달아 분주해지고, 귀하신 몸이 손이라도 탈까 긴장한 꽃가지들이 발톱을 세웁니다. 장미가 필 즈음이면 시인들의 마음도 바빠집니다. “꽃을 탐하다가시에 찔려 한동안 앓는 이들도 생겨납니다. 오월의 장미를 보고 있으면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시인 릴케가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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